대구성남초등학교제3회동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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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밥상
 서정애  | 2019·03·26 14:57 | HIT : 28 | VOTE : 5




2018.6. 다실 창 밖 풍경


지난 토욜, 서울역에서 여동생과 만나 친정에 도착하니 밤 9시가 넘었다.
딸들이 하마 올까 기다리며 몇 번이나 전화하신 울 엄마께서 도다리 쑥국 밥상을
내어오신다.
기꺼이 옛날의 '어린 우리들'이 되어 손 하나 까딱 않고 밥상을 달게 받았다.
그것이 엄마를 위한 길이라는 생각에.'엄마'가 절대적인 신이었던 시간을
잠시나마 돌려드리고 싶었다.

모처럼 원가족 넷이 둘러앉았다.
서울 남동생, 밀란의 막내가 빠졌지만 이렇게라도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엄만 두 딸을 위해 도다리 쑥국을 끓여놓으시고 여러 번 전화를 하신다.
지금 어디나며... 한시바삐 당신이 손수 끓이신 쑥국을 먹이고 싶으셨으리라...
우리들 먹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는 부모님...
내 자식들 셋을 다 키워놓고 보니 그 마음을 헤아리고도 남겠다.

밥상을 차리면서 당신 젋으실 적 슬하의 올망졸망한 사 남매를 떠올리셨을까.
먼 시간의 저 쪽, 원가족 여섯 식구가 밥상으로 둥그렇게 모여들던 어린시절,
지나간 날들, 높고 밝은 웃음소리와 티격태격 다툼의 시간들...
그 시간들은 어디로 흘러가버렸을까?
고령군 성산면 면내가 떠들썩했던 젊고 아름다웠던 어머니는?
사람은 누구나 늙고 병들고 이승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머니에겐 언제까지나
딸일 뿐인 나는 미구에 닥칠 일을 애써 외면하려는 철부지인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언제나 눈 닿는 곳에 계시고 부르면 즉시 달려와 요구을 들어주시는
우리들의 '엄마'일 뿐, 사회적 존재나 자연인으로서의 여인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근래에 딸과 어머니라는 상대적인 관계가 아닌 어머니가 한 여성으로서의 존재와 삶으로
바라볼 수 있으니 이제야 철이 좀 들고 있는 걸까.
이기적인 철부지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리 한 쪽이 불편하심에도 장년인 두 딸들을 위해 상을 보시는 어머니...
어떤 마음이셨을까. 당신 품을 떠난지 오래된 딸들에게 줄 상을 차리면서
품안의 자식이었을 적 우리들 시간을 그리워하진 않으셨을지..
좀 더 잘해줄 것인데... 삶에 쫓겨 어미의 가슴을 제대로 내어주지 못한 것에
마음 아파하진 않으셨을지...
요즘 당신은 입버릇처럼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는데 우리들이 잘 자라주어
행복하다고 하신다. 부모가 나에게 해주신 건 당연하고 조금이라도 더 받겠다고
욕심을 굴리며 원망하진 않았는지 나를 뒤돌아볼 일이다.

먼 훗날, 나는 내 딸에게 어떤 흔적, 어떤 기억으로 남을 것인가 생각해본다.  



엄마가 즐겨 부르시던 '찔레꽃'을 흥얼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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