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성남초등학교제3회동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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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동무들과
 서정애  | 2019·03·19 15:29 | HIT : 30 | VOTE : 5


















꿈에도 잊지 못할 '경북 달성군 현풍면 오산동 1구 177번지'.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뀌었어도, 편지 쓸 일이 없어 주소를 떠올릴 없어도
주소를 대면 막힘없이 술술 나오는 고향땅이다.

내고향 '말뫼'정서를 나눌 수 있는 고향 동무들과 오랜만에 봄나들이를 했다.
처음 고향 동무계를 만든 것이 27년 전이었던 삼십대 초반이었던가.
향수가 유난한 내가 동무들을 수소문했던 것..
대구 셋, 의령 하나, 경기도 하나 그리고 포항의 나 합이 여섯이었다.
뒤늦게 밀양의 한 명이 합류했지만 걔는 두어 해 나오곤 종무 소식이었고.
단발머리 가시내들이 공유하고 있던 고향 얘기를 풀어놓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의령의 친구아 지병을 앓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20년 가까이 되어가고
자꾸 고향 얘기를 꺼내는 게 싫다며 나간 동무가 한 명,
가족 병력을 얘기한다는 것이 싫다며 나간 동무(나와는 제종간)가 하나..
지금은 달랑 셋만 남았다.

세월은 많은 것을 앗아간다지만 돌이켜보니 변화무상한 세월이었다.
그래도 이들과 일년에 네 번 만나 고향 정서를 나눌 수 있어 좋다.
이문구의 '관촌수필'을 읽으며 향수를 달랠 수 있어 위로가 되었다.
아무리 나이가 들고 삶이 황폐하다해도 짭조롬한 향수는 순수한 동심으로 데려다준다.

'잘 있거라 옛집, 마지막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한 번 옛집을 되돌아보았을 때,
그 너머 서산마루에는 해가 지고 있었다.
지는 해가 있었다.'/관촌수필 중

이제 내겐 찾아볼 옛집도 사라졌다. 오래전 친정 아버지께서 불도저로 옛집을 밀어버리고
백일홍 나무를 심으셨던 것.
그래도 고향 고샅길을, 아래깍단, 웃깍단, 양지뜸, 거랑가, 타래산 조팝과 진달래 등을
꺼내볼 수 있어 행복하다.
씨알이 여문 그리움이다.

한 친구의 남편이 지난 겨울 지병으로 운명을 달리 했다.
그녀의 헌신적인 간호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중학교 졸업하고 당시 가내 부업이던 '홀치기'를 하다가 마을에 트럭을 타고
나타난 남자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도회지 한 귀퉁이에 보금자리를 틀고 남매 출가시키고 아들에게 집 한칸 까지
마련해준 억척이었다. 한겨울 손등이 고봉손이 되도록 세차장 일을 하며 모은 돈이었다.
이제 살만하니 남편이 소천해버린 그녀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할 수 있을까.
텅 빈 집에 홀로 있으려니 허전하고 무섭단다.

팔공산 나들이는 봄바람을 쐬며 그녀를 위로할 겸 나선 걸음이었다.
셋의 나들이는 처음이다.
팔공산 미나니 삼겹 먹을 예정이라 부산스러움이  싫었는데 마음이 통했는지
격조있는 한식집으로 바꾸었다.
칠곡 동명 송림지의 '호반'이라는 멋진 찻집에서 차를 마셨다.
오며가며 그집에 들러 커피 한 잔 하고 싶었었는데 마침 잘 되었다.

많은 사진을 찍고 깔깔대며 얘기를 나누었다.
호수 건너편 산기슭 마을이 참 평화로워보여 자꾸 눈이 갔다.
전원주택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탐낼 만하겠다.
개발의 삽날에 무참히 무너진 돌골 주변 풍경이 원망스러워 더 눈이 갔을 것이다.

모처럼 미세먼지 없어 청명한 하늘과 흰구름이 어우러져 마치 해외 여행온 듯 착각이
들 정도였다.
따스한 봄볕이 겨워 우린 야외에서 한참 머물렀다.
익숙한 우리 강산 풍경인데 새삼스러움으로 다가오니 삼천리 금수강산은 옛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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